김솔 2014. 11. 4. 18:10

장** 아저씨께서 오후에 잠깐 사무실에 들르셨는데,살기 싫다는 말은 은연중에 이야기하셨다.

걱정이 된다. 그래서 오후 4시쯤 방에 가서 찾아뵈도 되냐고 하면서 약속을 정했다.

 

센터에 있는 바카스를 하나 주머니에 넣어서 장** 아저씨방에 가서 드리고

장** 아저씨 냉장고에 있는  과일을 엄청 얻어먹었다. (홍시감,사과,바나나) 너무 많이 먹어서

약간 배가 아픈것 같다. 주민들이 주는 커피,과일,음식을 먹는 것이 그분들의 성의표시이기 때문에

잘 먹어야 한다.

 

그간 어떻게 지내오셨는지, 왼발은 종로 몇가 계단에서 접질리셔서 인대가 늘어나셔서 20일쯤 쉬고계시다.

센터에서 노숙인 의료 급여를 받을수 있도록 다시서기센터를 소개해 드려서 현재 노숙인1종 의료급여증을 가지고 동부시립병원에서 무료로 진료를 받고 계신다. 다리가 완전히 낫지 않았지만 20일쯤 부터는 노가다 일을 다시 하신다고 한다. 그래도 쪽방 방세는 내년 1월까지 미리 다 내서 걱정없다고 하신다.

 

예전에 622-1번지에 살다가 친한 주민들에게 여러가지 안좋은 일을 겪어서 여관방에서 잠깐 지내셨다.

그때 여관주인 아줌마와 친해져서 그곳에서 오랫동안 거주하시고, 여관 주인아줌마 일도 많이 도와주셨다.

그런데 여관 주인 아줌마와 친해지고 해서 아현동의 한 교회도 같이 다니셨다고 한다.

그런데 여관 주인 아줌마가 함께 노가다 다니는 한 남동생과 죽이 맞고 같이 살다가 남동생의 돈을 띠어먹었다.

그래서 그 여관 주인 아줌마 도와주면서 여관에서 살았는데 이제 정떨어져서 여관에서 나와서 다시 43-1번지 쪽방으로 다시오셨다. 그래도 방값이 21만원이고 바닥도 전기열선이 깔려있어서 따뜻하고 좋았다.

 

장** 아저씨의 살아온 이야기들을 70분가량 쭉 들었다. 전남 순천에서 10살에 가족들이랑 서울올라와서 고생도 많이 하시고 큰 형이 군대에서 탈영해서 죽은 이야기,부모님이 그 충격으로 돌아가시고.... 힘든 세월을 살아오신것 같다. 그래도 열심히 노가다 일도 하시고 성실하게 살아가고 계신다. 외롭고 힘들어서 괜히 살기싫다는 말을 하시지만 그럴것 같지는 않다. 쪽방에서 사느니 누가 확 죽여뿔고 감옥에서 살까 하면서 신세 한탄을 하기도 하신다. 하지만 내가 쪽방은 그래도 자유가있지 않냐고 그런 생각 갖지 말라고 다독겨려 드렸다.

 

그리고 쪽방에서는 다른 사람들과는 안 어울리신다고 한다. 어울려받자 끝이 안좋은 경우가 많아서 그냥 혼자 지내는 것이 좋다고 하신다. 그래서 이 방에 들어온게 내가 온것 두번과 2층 책임자 아저씨가 온 것 밖에 없다고 하신다. 그래도 나는 사람은 어울려서 지내야 한다고 괜히 잔소리 하고 왔다.

 

그리고 우리집을 걱정해 주셨다. 아내에게 잘 해라. 애들에게 잘 해주라고 하신다. 아이들은 어렸을때 부모님께 사랑 많이 받아야 한다고 하며... 아저씨의 삶에서 묻어나는 조언을 해주셨다.  괜히 이혼해서 할머니가 애들끼우는것 방송에서 보니 참 안좋다고 하셨다.

 

그리고 화요일 저녁에하는 러브인 아시아를 즐겨보신다고 오늘밤에 보라고 하신다.

우리나라 여자들보다 외국의 여자들이 참 착하고 남편 잘 챙겨준다고 하신다.

 

주민만나기~~ 매일매일 한명씩 하면 좋겠다. 주민들의 삶을 알아가고, 주민들의 삶에서 나오는 조언도 듣고...